안녕하세요. 후한의원 원주점 박동준 원장입니다.
무실동 교통사고 한의원에는 치료 도중 통증이 거의 사라져서 이제 괜찮겠다 싶어 평소처럼 움직이셨다가 다시 아파져서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럴 때 가장 많이 하시는 걱정이 치료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새로 다친 것은 아닌지인데요.
이런 일은 대개 통증이 잦아드는 시점이 앞서고 조직이 아무는 시점이 뒤따르는 시차에서 비롯됩니다.
통증이 잦아든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후유증이 남을지를 가르는 숨겨진 골든타임이 되기도 해요.
오늘은 통증이 사라져도 몸 안에서 계속되는 회복 과정과 이 시기의 생활 그리고 한의원 치료가 하는 일까지 말씀드릴게요.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조직의 회복'까지 끝난 것은 아닙니다.
통증은 손상된 조직에서 나온 염증 물질이 신경 끝을 자극할 때 생기는 신호입니다.
염증이 가라앉으면 신호도 함께 잦아드는데 보통 사고 후 2주 안팎에 이런 변화를 느끼시는 분이 많습니다.
문제는 신호가 줄어드는 속도가 조직이 복구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통증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복구가 끝났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근육과 인대는 한 번의 사고로 같이 다쳐도 아무는 속도가 달라요.
| 구분 | 근육 | 인대·힘줄 |
|---|
| 혈관 | 촘촘하게 퍼져 있음 | 거의 없음 |
| 영양 공급 | 빠름 | 더딤 |
| 새 조직을 만드는 세포 | 풍부함 | 적음 |
| 아픈 모양(대체로) | 넓은 범위가 묵직하게 뻐근 | 특정 동작에서 한 지점이 걸림 |
| 회복 속도 | 비교적 빠름 | 오래 걸림 |
표에서 보듯 같은 사고에서도 인대와 힘줄 쪽이 훨씬 더딘 길을 갑니다.
인대는 쉬는 중에도 관절이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자극을 받습니다.
그래서 아물고 있는 자리는 조금만 무리해도 다시 자극을 받기 쉽습니다.
통증의 모양도 달라서 근육이 다쳤을 때는 넓은 범위가 묵직하게 뻐근한 반면 인대가 다쳤을 때는 특정 동작에서 한 지점이 걸리듯 아픈 경우가 많아요.
같은 사고를 겪은 분들끼리도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대와 심부 근육의 회복이 더딘 이유
인대 회복을 다룬 연구를 보면 손상 뒤 6주쯤에는 콜라겐의 양이 정상 수준까지 채워집니다.
다만 양이 채워지는 것과 쓸 만한 강도로 다져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예요.
그 뒤로 콜라겐이 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놓이고 촘촘히 엮이는 단계가 이어지며 인대의 강도는 1년 가까이 서서히 높아진다고 합니다.
다만 이 결과는 동물 실험에서 나온 것이어서 사람의 목과 허리에 똑같이 대입할 수는 없고 경과는 개인마다 다릅니다.
통증이 사라진 뒤에도 인대는 한동안 단단해지는 중이라고 볼 수 있어요.
심부 근육도 비슷합니다.
척추 마디를 안에서 받쳐 주는 작은 근육들은 충격을 받으면 스스로 일을 줄이는 성질이 있는데요.
허리 통증이 처음 생긴 급성기 환자들을 추적한 연구에서는 통증이 좋아진 4주 뒤에도 아팠던 쪽의 다열근이 덜 회복되어 있었고 10주 시점까지 차이가 남아 있었습니다.
통증이 물러간 뒤에도 이 근육은 따로 힘을 되찾아야 합니다.
안쪽 근육이 제 몫을 못 하면 겉쪽 근육이 대신 일하느라 담이 결린 듯 뻐근해지는데요.
허리를 다쳤는데 어깨와 등까지 결리는 경우에는 이런 이유가 숨어 있기도 합니다.

통증이 줄어든 이 시기, 한의원에서는 어떤 치료를 하나요?
통증이 줄어든 시기의 치료는 불편을 가라앉히는 데서 덜 회복된 곳을 찾아 마무리하는 쪽으로 무게가 옮겨 갑니다.
진료에서는 목과 허리를 움직일 때 걸리는 범위와 눌렀을 때 아픈 곳 그리고 자세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는지를 살펴요.
추나요법은 틀어진 척추 정렬을 바로잡고 한쪽으로 쏠린 근육의 긴장을 풀어 주는 데 씁니다.
침과 약침은 뭉친 근육뿐 아니라 인대가 뼈에 닿는 자리까지 찾아 남은 염증을 정리하는 데 활용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사고 뒤 뭉친 피를 어혈로 보기 때문에 한약은 어혈을 풀고 기혈 순환을 돕는 방향으로 체질에 맞게 처방합니다.
통증이 줄어드는 정도에 맞춰 치료 간격을 조정하며 일상 동작을 하는 동안 불편이 올라오지 않는지 확인해요.
치료 횟수와 기간은 다친 부위와 몸 상태에 맞춰 잡고 경과에 따라 바꿔 가요.

일상 복귀와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친 직후 며칠은 손상 부위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보호해주어야 해요.
필요한 보호 기간은 손상 정도에 따라 다르니 진료를 통해 정확히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통증이 많이 가라앉았다면 무조건 쉬기보다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처럼 아프지 않은 범위에서 움직여주는 편이 회복에 더 도움이 돼요.
반대로 너무 오래 누워만 있으면 조직의 강도가 떨어질 수 있고, 그렇다고 바로 예전처럼 움직이는 것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특히 몸통을 확 비틀거나 무거운 짐을 든 채 방향을 트는 동작은 인대와 힘줄에 큰 무리를 주니 피해주셔야 해요.
운동이나 일상으로 돌아갈 때는 한 번에 원래 강도로 가기보다, 가볍게 시작한 다음 날 몸 상태를 보고 단계를 차근차근 올려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만약 다시 뻐근하거나 아프다면 몸이 아직 그 정도 강도를 견딜 단계가 아니라는 신호이니, 참지 말고 조절하셔야 합니다.

어떤 신호가 있으면 한 번 확인받는 것이 좋나요?
통증이 가라앉은 뒤 몇 주 동안 불편 없이 지내신다면 좋은 경과입니다.
아래에 해당한다면 진료로 회복 상태를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 특정 동작을 할 때마다 같은 자리가 걸린다
· 나았다가 도로 아픈 일이 반복된다
· 팔이나 다리 쪽으로 저린 느낌이 퍼진다
·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아침 첫 움직임이 뻣뻣하다
한 가지라도 해당된다면 통증의 세기와 상관없이 덜 회복된 부위가 남아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통증이 사라졌다는 것은 끝이 아니라 몸 안쪽의 회복이 이어지는 시기에 들어섰다는 신호입니다.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같은 사고라도 이후 경과가 달라집니다.
다 나은 줄 알았다는 말씀이 나오기 전에 한 번쯤 몸 상태를 확인해 보세요.
작은 불편이라도 사고 이후에 생겼다면 그냥 넘기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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